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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생활_20160425

홍콩에 온지 한달이 넘었다.

처음에 왔을때 정말 외로웠다. 예전에 호주 갔을 때는 어려서 그랬는지 이렇게 외롭지 않았는데 홍콩 와서 첫 몇주는 정말 외롭더라

그래서 한국도 너무 가고 싶고 지나쳐 온사람들 친구들 가족들 전부 그립더라.

그러다 요즘은 행복하다.

물론 외롭지만 이제 익숙해진걸까? 아니면 홍콩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알게된걸까

문득 생각하는데

한국에서는 항상 어딘가에 매여있었다. 회사든 친구든 가족이든. 나쁘게 말해서 매여있다고 표현한거지 항상 어느 사회적 집단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그 집단 내에서 눈치보느라 바뻤다. 내가 아니라 집단의 누군가를 기쁘해 해줘야했다. 친구든 상사든 가족이든.

그러다 홍콩 도착하니 나를 얽매는것이 갑자기 없어졌다. 누군가의 눈치를 보고 누군가를 기분 좋게 만들면서 살아왔는데 여기서는 아무도 없다. 주말에 연락할 사람도 밥 같이 먹을 사람도 없다. 나는 중국 사람도 아니고 홍콩 시민도 아니다. 내가 속한 사회적 집단이 없어졌다. 그래서였을까. 너무 외롭더라. 익숙한 것들이 그것이 노예근성이여도, 없어지니 두렵더라.

그런데 한달을 살아보니 이런 생각이든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나를 위해 정말 살아온 시간은 몇시간일까? 옷을 사도 나는 가장 싼거 사고 주변 사람들을 위해 비싼것을 산다. 내가 원하는 음식이 뭔지도 모르니깐 주변사람들이 먹고 싶은걸로 먹는다. 어디 놀러 갈지. 내가 되고 싶은것은 뭔지. 나에 대한 정체성이 없다.

예전 팀장님이 한번 꿈에 대해 묻더라. 여기 와서 회사 보스가 꿈에 대해 묻더라. 두번 다 대답은 똑같았다.

지금 내 꿈은 없다.

내 꿈 보다 주변사람들이 나를 향해 꾸던 꿈이 내꿈이였기 때문에 내꿈은 없었다.

요즘 수영을 하고 운동을 하고 옷을 사고 여행을 다니고.

행복하다. 한달전에는 어딘가에 계속 얿매이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것이 맞는것인가에 대해 생각한다.

한국에선 돈을 아껴서 미래의 가족을 위해 투자한다. 지금 좁은 방이지만 지금 구내식당이지만 돈을 아껴서 미래의 가족을 위해 산다.

홍콩에서는 나를 위해서만 산다.